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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내가 가장 자신 없는 것

자신 없는 것을 꼽는 것보다 자신 있는 것을 꼽는 것이 더 어렵다. 나는 자신 없는 것 투성이이다. 아마 선택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 그런 것 같다. 심지어 많은 자신 없는 것 중 무엇이 가장 자신이 없는 지 결정 못 했다. 선택을 못한다는 것은 나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 대상에 대해 너무 복잡하게 이것저것 생각하기 때문일 수 있고 선택에 필요한 정보들의 우선순위를 정하지 못할 수도 있다.(이 또한 순위를 '선택'하지 못해서..) (게으른)완벽주의자 성향이 있어서 완벽한 선택이 아닐까 걱정하다 결국 선택을 미루기도 한다. 아무튼 내가 가장 자신 없는것은 '선택하기'인것 같다.

 

직장에서 선택을 못 하는 건 굉장히 치명적인 단점이었다. 중요한 순간에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 다른 사람이 대신 결정을 내려줘야 하고, 나의 업무를 남에게 미루는 꼴이 되었다. 심지어 나는 개발자이다. 매 순간 비즈니스 로직을 어떻게  표현해야 효율적인지, 어떤 이름을 지어줘야 다른 개발자가 직관적으로 이해할지 선택해야 한다. 신입 때는 어리바리 해도 용서됐을 지 모르지만 이젠 후배도 많이 들어오고 회사의 급성장 덕에 짬순(?)으로 치면 벌써 나는 중간 정도 된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살아남기 위해 전략을 짜보았다.

 

1. 과감하게 질문하기 - 가장 빠른 방법이다. 선택해야 할 때 대상에 대해 잘 모르면 더 주저하게 된다. 직장 동료, 구글, 커뮤니티 등을 활용해 지식의 블라인드 스팟을 확인하고, 이를 돌파하는 방법을 함께 연구한다. 어쩔 땐 나 대신 선택해주는 사람이 나타난다. 그 선택이 맘에 안 들면? 그 반대의 선택을 하면 된다. 흐흐

 

2. 뇌 비우기 - 가끔은 선택의 상황에서 도피했다 돌아오는 것도 방법이다. 정말 고민의 상황에서 벗어나 다른 더 재미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나같은 경우 시간이 많다면 넷플릭스를 보기거나 낮잠을 자기도 하고, 짧은 도피로는 웹툰을 보거나 청소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야말로 '도피'를 하고 돌아오는 것이다. 무의식중의 내가 결정을 내려줄 때도 있고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게 된다. 부가 효과로는 죄책감이 들어 빠르게 선택을 하게 된다. 

 

3. 선택 후 어떤 결과가 있더라도 내 편 들어주기 -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자기 합리화하며 실패를 회피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잘못된 선택을 했을 때 나조차 나를 몰아세우게 되면 다른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내가 무서워(?) 자신 있게 할 수 없다. 좋은 선택을 했을 땐 한없이 나를 칭찬해주고 반대의 경우엔 나를 위로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실패를 분석하고 다음을 준비할 힘이 난다. 

 

3번이 참 어렵다. 어쩌겠어 어른인데, 내일도 선택의 연속인 삶을 살아내야지. 또 다독여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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